관광지가 쏟아지는 일본의 간사이 지방. 오랜 기간 일본의 중심이었던 만큼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하여, 관광 가치가 상당히 높습니다. 도쿄, 후쿠오카와 더불어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도시들이 이곳에 모여 있기도 합니다.
볼거리가 많다 보니 한두 번 여행을 와서는 핵심 관광지를 모두 보기도 어렵습니다. 저도 간사이 혼자 여행을 가기 전에 4번을 방문했으나, 아직도 볼 것이 한참 남아서 다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번까지 5번을 다녀왔지만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요 관광지는 모두 보았지만, 아직도 간사이 지방에 경험하고 싶은 것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10박 11일간 다녀왔던 간사이 혼자 여행기를 나눕니다. 1편에서는 교토에서 숙박하는 1일차 ~ 5일차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글을 통해 여행기를 감상하며, 간사이 지방의 여행 정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간사이 혼자 여행기 1편
간사이 지방에 혼자 방문하는 것이 벌써 두 번째입니다. 처음에 간사이 공항을 갔을 때는 내가 여기를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무색하게도 이후에 여러 번을 가게 되었습니다.
간사이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방문하는 도시는 오사카와 교토 정도입니다. 5일 이내의 단기 여행인 경우가 많고, 해당 도시의 관광 볼륨이 크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나라는 그래도 사슴을 보러 많이들 방문하는데, 다른 도시들은 성수기에도 한국인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사카와 교토에서는 조금 과장해서 5분에 한 번씩 한국인을 볼 수 있는 것과 상당히 대비되는 부분입니다. 비교적 한적하기 때문에 여유롭게 관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관광으로 유명하지 않은 도시들은 아무래도 관광지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는 합니다. 간사이 지방의 많은 도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여행 기간이 길거나 오사카와 교토는 이미 다녀오신 분들이 가기가 좋습니다. 특색이 뚜렷한 관광지들이 적지 않게 있어 매력적이기도 합니다.
1편에서는 교토 가와라마치에서 5박을 하며 교토와 시가현의 도시들을 관광합니다. 평소 교통이 좋은 교토역 부근 호텔을 선호하지만,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가와라마치의 호텔을 선택했습니다.
이번 여행 정보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여행 일정: 10박 11일(수요일 ~ 다음주 토요일)
- 인원: 1명
- 공항: 인천 공항 -> 간사이 공항
- 출발 항공편: 수요일 8시
- 복귀 항공편: 토요일 14시 50분
- 호텔: 트래블로지 교토 시조 가와라마치

프롤로그: 인천 공항에서 교토까지
평일의 인천 공항은 언제나 평화롭습니다. 명절이나 연휴, 휴가철이 아니라면 평일에 크게 붐비는 경우가 잘 없어서 여유롭게 머무는 것이 가능합니다. 오래 머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행의 시작이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입니다.
간사이 공항은 이제 후쿠오카 공항보다도 더 익숙해졌습니다. 후쿠오카 공항은 중간에 리뉴얼을 해서 모습이 바뀌었지만, 간사이 공항은 처음 갔던 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입국 절차를 밟고 나와서 보이는 공항 1층의 풍경이 이제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도감을 줄 정도입니다.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는 무사히 도착했고, 입국 절차 또한 무난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여행자가 많은 간사이 공항이라 굉장히 붐비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1시간 안 걸렸으면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입국 절차에 한 시간 정도가 걸린 적이 있는데 줄을 서있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간사이 공항부터 교토역 이동은 미리 티켓을 결제한 하루카 열차를 이용했습니다. 일반 전철로도 갈 수 있지만 환승이 필요하고 비용도 낮지 않아 메리트가 크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하루카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하루카를 타고 교토로 이동하는 도중에는 무료로 제공하는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여행 일정을 다시 확인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항상 사람이 많이 타고 내려서 잠은 잘 오지 않았습니다.

1일차: 교토 히가시야마 남부
교토 가와라마치에서 호텔에 캐리어를 맡겼을 때는 이미 1시였기 때문에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예정된 시간에 딱 맞게 도착해서 여유가 없었습니다.
교토역에 도착했을 때는 분명 여유가 있었는데, 전철을 타고 가와라마치로 가는 길에 환승이 있어 시간을 꽤나 잡아먹었습니다. 버스가 더 빠르지만 캐리어가 커서 민폐라 전철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캐리어를 맡긴 후에는 호텔 근처에 있는 멘쇼 타카마츠 가와라마치점에서 츠케멘을 먹었습니다. 여기는 통밀로 만든 면을 이용한 츠케멘을 팔고 있어서 가본 곳인데, 면은 건강했으나 국물의 간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배고파서 그런지 허겁지겁 맛있게 먹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보다는 부모님이 좋아하실 식당이었던 것 같습니다.

도후쿠지와 광명원
1일차에 방문한 도후쿠지는 후시미 이나리와 교토역 사이에 있는 불교 사찰인데, 항상 궁금했지만 스케줄이 맞지 않아 가지 못했던 곳이었습니다. 단풍 명소로 특히 유명한 곳이며, 11월에서 12월 사이에 가시면 만족스러운 풍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2월에 방문했기 때문에 상관이 없기는 합니다.
가와라마치에서 도후쿠지까지는 게이한 본선 전철을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어서 교통이 좋습니다. 순수하게 전철 이동 시간은 10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도후쿠지는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았으나 나무에 풀이 없어서 전반적으로 앙상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무가 많아서 왜 단풍 명소인지는 바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옆에 있는 불교 사찰 광명원(코묘인)의 풍경이 훨씬 좋았습니다. 아름다운 암석 정원이 있으며, 사람이 많지 않아 사진을 담기 좋은 관광지입니다.
광명원까지 본 뒤에는 주변에 더 보고 싶은 관광지가 없어서 다시 전철을 타고 가와라마치로 돌아왔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피곤해가지고 관광을 더 하기도 힘든 상태였습니다.

가와라마치와 호텔
가와라마치에서 가장 먼저 간 곳은 드럭스토어입니다. 한국에서 들고 오지 않은 폼클렌징이랑 면도기를 구매하기 위함입니다. 놓고 온 것은 아니고 일본에서 구매할 생각으로 아예 두고 왔습니다.
장을 보고 나서는 호텔에 체크인을 하러 갔습니다. 제가 묵은 호텔은 [트래블로지 교토 시조 가와라마치]라는 곳이고 이곳에서 5박을 합니다. 지금 보고 계신 간사이 혼자 여행기 1편 내내 여기서 묵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호텔 내부는 사실 무난히 괜찮은 편인데, 주변 인프라가 너무 좋습니다. 니시키 시장, 맛집, 카페, 기온 등 모든 것이 도보 10분 내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주변 호텔보다 저렴한 것이 장점입니다.
호텔을 잠시 둘러보고 나오니 저녁 시간이 되어 스프 커리 오미야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스프 카레를 먹어보고 싶어서 방문한 곳인데, 상당히 맛이 좋았습니다. 극상의 맛까지는 아니지만 보편적으로 만족할만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글 평점도 4.5점으로 방문자의 평가가 좋은 곳입니다.
밥을 먹은 뒤에는 근처에 있던 교무 슈퍼라는 현지 마트에 갔으나 생각보다 살만한 것이 없어 금방 나왔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있던 코토시나 카페에서 호지차를 한 잔 사고, 편의점에서 간식을 구매해서 호텔로 돌아갔습니다. 호지차는 카페인이 상당히 적기 때문에, 카페인에 예민하신 것이 아니라면 저녁에 먹어도 무방합니다.

2일차: 2월의 교토, 북서부 사찰들
둘째 날에는 몸이 좋지 않아서 늦잠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옷을 조금 얇게 입고 갔는데, 잠도 부족해서 그런지 컨디션이 영 좋지 않았습니다. 일본에 두껍게 입고 가자니 덥고, 얇게 입자니 바람이 매섭고 옷 맞춰서 입기가 쉽지 않은 듯 합니다.
이날에는 교토 북서부에 있는 사찰인 료안지와 닌나지, 묘신지를 방문하는 날입니다. 금각사에 밀려 방문하지 못했던 사찰들을 한 번에 묶어서 보고 왔습니다. 금각사도 예쁘지만 3번이나 보고 나니까 이제는 더 보고 싶지가 않습니다.
점심은 숙소 근처에 있는 라멘 유초라는 곳에서 뜨뜻한 라멘을 먹었습니다. 평점이 굉장히 좋아서 방문한 식당인데, 맛이 깔끔하고 시원했으나 육수의 깊이와 간이 살짝 아쉬웠습니다. 보편적으로 좋아할만한 맛의 육수라 인기가 많은 것 같았습니다.

료안지와 닌나지, 묘신지
식사를 마치고 주변에서 시내 버스를 이용해 료안지로 이동했습니다. 가와라마치에서는 버스를 타고 약 1시간을 가야 도착할 수 있으며, 금각사보다 안쪽에 있습니다.
료안지는 사찰 전체가 산에 둘러싸인 형태였고 내부에도 나무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2월이라 전반적으로 조금 앙상한 느낌이 있었지만, 모래 정원을 보러 갔던 것이라 만족스럽게 관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도 단풍 시기에 오면 조금 더 좋겠다 싶었습니다.
닌나지는 료안지에서 도보 15분 정도를 걸어가면 도착입니다.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안쪽에서 어떤 행사가 열리고 있어 티켓을 내고 참석했는데, 일본어로 진행되는 행사였고 도중에 나가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렇게 30분 동안 일본 분들과 함께 설명을 듣고 끝나자마자 그대로 닌나지를 벗어났습니다.
묘신지는 닌나지 남쪽에 위치한 곳으로, 마찬가지로 도보를 통해 갈 수 있습니다. 오래 머물지는 않았고 지나가면서 가볍게 구경했습니다. 생각보다 크고 건축물이 많았는데, 지쳐서 다 돌아다니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그렇게 묘신지를 마지막으로 보고 전철을 이용해 가와라마치로 돌아갔습니다.

가와라마치에서 휴식
가와라마치로 돌아온 뒤에는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카페 중 하나인 응커피를 방문했습니다. 매장은 작았지만 커피가 진하고 향이 풍부하니 맛이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제가 방문한 응커피는 후지이다이마루라는 백화점에 있었고, 지금은 해당 건물이 2030년까지 재건축에 들어가서 다른 지점을 이용해야 합니다.
저녁 식사는 니가타 가츠동 타레카츠라는 곳에서 먹었습니다. 니가타식 가츠동을 판매하는 곳이라고 하여, 호기심에 방문한 식당입니다. 경양식 돈까스처럼 얇게 펼쳐진 돈가츠인데 상당히 부드럽고 맛있습니다. 나중에는 니가타에 직접 가서 한 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교토에는 많은 굿즈샵이 있으며 가와라마치에는 키디랜드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키디랜드에는 치이카와 코너가 크게 있는데 심부름을 하러 이곳에 방문했습니다. 키디랜드는 어딜 가나 인기가 많은지 언제나 사람이 많은 듯 합니다.
야식은 추성훈님이 방문했던 와규 호쿠사이에서 와규 덮밥을 포장해왔습니다. 연예인이 방문한 곳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지만, 와규라고 해서 약간은 기대를 했었고 꽤나 맛이 좋았습니다. 다시 방문해서 식당에서도 먹어보고 싶은 맛이었습니다. 야식을 먹은 뒤에는 다음 날 방문할 위스키 증류소의 예약을 확인하고 쉬다가 잠에 들었습니다.

3일차: 교토 야마자키 증류소, 우지 당일치기
일본으로 출발하기 며칠 전, 교토 야마자키 증류소에 가보고 싶어서 예약을 할 수 있는지 알아봤는데 운이 좋게도 자리가 있어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3일차는 야마자키 증류소를 갔다가 우지에 방문하는 일정입니다.
가와라마치에서 야마자키 증류소까지는 전철 한 번에 갈 수 있으며 한 시간 정도가 필요합니다. 11시 예약이었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서 교토 라멘 킨잔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이동했습니다. 킨잔은 맛도 좋지만 식당 사장님이 진짜 친절하셔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산토리 야마자키 증류소
이곳은 교토와 오사카 사이에 위치한 야마자키라는 곳에 있는 산토리의 위스키 증류소입니다. 주소는 오사카로 되어 있으나 홈페이지에서는 교토라고 얘기하고 있으며 위치도 교토에 더 가깝습니다.
예약 후 방문하면 증류소를 둘러보고 돈을 내고 시음을 한 뒤에, 증류소 한정판 위스키를 사올 수 있습니다. 비싼 위스키를 시음할 수 있어서 애주가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았습니다.
내부는 정말 잘 꾸며져 있어서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위스키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꼭 가보시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자리가 좋지는 않아서 보편적으로 추천하기가 어렵습니다.
많은 분들이 시음을 하고 있어서 저도 1600엔을 내고 증류소 한정판과 12년산과 18년산 위스키의 맛을 보았습니다. 확실히 18년산은 깊고 풍부한 맛이 나서 왜 비싼 위스키를 먹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풍부한 향과 불타는 식도의 감각이 아직도 생생한 것 같습니다.

우지 당일치기
증류소를 방문한 이후에 갈만한 곳을 찾다가 교토에서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인 우지를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야마자키에서 가기에 교통이 별로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시간이 많으니 괜찮았습니다.
점심 식사는 우지에 있는 와규 덮밥 전문점 니쿠가 우마이 미세 푸드파크에서 먹었습니다. 가고시마에서 온 A5 등급의 흑모 와규를 제공하는 곳이며, 덮밥의 맛이 정말 훌륭했습니다. 고품질 와규라 가격은 조금 있지만 그 정도를 주고 먹을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사장님과 직원 분이 굉장히 친절하셨고, 일본어를 잘한다고 해주셔서 매우 흡족했습니다. 물론 말씀하시는 것을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말입니다.
우지는 말차가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말차를 이용한 음식들이 많으며 말차 소바가 대표적입니다. 저는 우지가 3번째 방문이라 다른 것을 먹어보고 싶어서 고른 게 와규 덮밥입니다. 마땅한 식당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을 때 여자친구가 식당을 추천해 먹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지에 첫 방문을 하신다면 말차 소바를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밥을 먹고 난 다음에는 우지에서 손님이 가장 많은 카페인 나카무라 토키치에 갔습니다. 저는 강가가 보이는 뵤도인점을 좋아하는데 여기도 손님이 상당히 많습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말차 한 잔을 먹으면서 쉬었고, 이제야 위스키 해독이 모두 끝난 듯 했습니다.

모구모구 혼포와 식사
돌아가는 길에 후시미 이나리에 잠깐 들러서 치이카와 굿즈샵인 모구모구 혼포를 방문했습니다. 여기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심부름을 하기 위해서 갔습니다. 이나리 신사 주변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굿즈만 사서 바로 전철을 타고 가와라마치로 향했습니다.
저녁 식사는 덴푸라노 미즈 젠이라는 식당에서 텐동을 먹었습니다. 음식을 골고루 먹고자 텐동을 먹으러 갔는데, 맛도 괜찮고 분위기도 좋은 식당에 손님이 없어서 조금 의아했었습니다. 구글 평점은 4.9점으로 상당히 좋은데 자리가 좋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야식은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었던 오니마루에서 인기 메뉴를 구매했습니다. 오니마루는 오니기리 전문점이고 다양한 종류의 오니기리를 팔고 있습니다. 맛은 모두가 아는 익숙한 삼각 김밥 맛에서 조금 더 업그레이드가 되어 실패할 수가 없는 맛입니다.
다음 날에는 아침 일찍 시가현에 가야 해서 서둘러 잠을 청했습니다.

4일차: 시가현 당일치기(히코네, 오미하치만, 오쓰)
시가현 여행을 5일차에 할지 4일차에 방문할지 고민하다가, 다음 날은 날씨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4일차에 방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가현은 굉장히 큰 호수인 비와호를 중심으로 도시들이 위치해 있는데, 저는 그중에서도 비와호 동쪽과 남쪽에 위치한 도시들을 방문합니다.
원래는 히코네와 비와코 테라스 전망대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오쓰 시내를 구경하고 싶었지만 히코네에서 비와코 테라스가 너무 멀어서 전망대는 포기했습니다. 호수를 질러가는 방법이 없나 찾아봤는데 목적지로 빨리 가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전날 오니기리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아침에 배가 고프지 않아서 아침 식사는 건너뛰었습니다.
히코네성과 오미규
처음으로 방문하는 도시는 히코네입니다. 가와라마치에서 히코네에 가기 위해서는 교토역으로 가거나, 도자이선을 타고 가서 야마시나역에서 환승을 해야 하는데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소요시간은 대략 1시간 30분이며, 히코네가 꽤 깊숙하게 있어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지도로 보면 오사카보다 나고야가 더 가까운 곳입니다.
히코네의 첫 인상은 당시 날이 흐려서 그런지 약간 삭막했습니다. 건물들이 높지 않고 사람은 별로 없으며 차도 그렇게 많이 다니지 않았습니다. 히코네역에 도착한 이후에는 미리 봐둔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으나, 아직 문을 열지 않아서 히코네성을 먼저 구경한 다음에 다른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히코네성은 히코네 관광의 핵심 관광지이지만 웅장하거나 특별한 것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기타큐슈의 고쿠라성과 비슷한 작은 성입니다. 그래서 가볍게 둘러보고 옆에 있는 정원 겐큐엔을 본 뒤에 유메쿄바시 캐슬 로드에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캐슬 로드는 한옥 마을 같은 느낌의 상업 지구입니다.
점심 식사를 먹은 식당은 오미규 우동이라는 우동 전문점으로 골랐습니다. 우동 위에 오미규를 올려주는 곳인데, 오미규는 유명한 일본 와규입니다. 먹어보고 고베규와 비교하고 싶은 마음에 방문했었습니다. 고베규보다는 훨씬 담백했고 지방은 적지만, 고베규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부드러웠습니다. 간식으로는 오미규가 들어간 멘치카츠를 길거리에서 사먹었고 그 뒤에 히코네를 떠났습니다.

오미하치만
오미하치만을 방문하는 것은 히코네에서 기차를 타기 직전에 결정했습니다. 히코네에서 빠르게 움직여서 시간이 남았고, 도시 하나를 충분히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미하치만은 히코네와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도시이며 도시보다는 시골에 가깝습니다. 이곳에 방문한 이유는 오미하치만 라 코리나라는 디저트 테마파크를 방문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브리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시가현에서 가장 유명한 바움쿠헨을 먹어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접근성은 낮기 때문에 오미하치만역에서 내려 2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했습니다. 버스가 자주 오지 않아서 여행 난이도가 약간 높다고 생각이 듭니다.
라 코리나는 돈을 내고 입장하는 곳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볼거리가 풍부했고 디저트 매장들이 모여있어서 먹거리 또한 많았습니다. 한 바퀴를 돌며 둘러본 이후에 한국에 가져갈 선물을 사고, 도보로 이동해 하치만야마 전망대와 하치만보리를 들렀다가 다시 오미하치만역으로 돌아왔습니다. 디저트 좋아하시는 분들은 시간을 따로 내서라도 라 코리나에 한 번쯤 방문하실만 합니다. 입장료는 없지만 아마 디저트를 사느라 돈이 더 들어갈 것 같습니다.

마지막 도시 오쓰
오쓰는 교토에서 가장 가까운 시가현의 도시인데, 오미하치만에서 돌아가는 길에 있어 들르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비와호와 함께 노을을 보고 싶었으나 날이 흐려서 노을은 볼 수 없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나기사 공원을 산책하면서 풍경 사진을 찍었는데, 마음에 쏙 들어서 여기는 다음에 다시 와야겠다 싶었습니다. 전망도 좋고 한적한 분위기도 마음에 듭니다.
어느덧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었고, 주변에 텐카 고멘이라는 라멘 식당이 있어서 방문했습니다. 교토에 돌아가서 먹을까 했는데 이미 많이 어두워져서 먹고 가는 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여기는 시오라멘을 팔고 있는 곳이고 국물이 상당히 깔끔하니 좋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교토에서 먹었던 4.9점 짜리 라멘 보다 맛이 조금 더 나은 것 같은데 별점이 4점이라 의문이 있었습니다.
라멘을 먹고 나서는 교토로 복귀했습니다. 도중에 전철 환승을 거꾸로 해서 식은 땀이 났지만, 큰 문제 없이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12시간 만에 돌아오니까 조금 지치는 느낌이 있어서, 햄버거와 가라아게로 야식 푸짐하게 먹고 잤습니다.

5일차: 교토 3대 커피와 폭설 그리고 기요미즈데라
이제 간사이 혼자 여행기 1편의 마지막인 5일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5일차에는 비와코 테라스나 교토 오하라의 방문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창문 밖을 보니 눈이 쏟아지고 있어서 가지 못했습니다. 찾아보니까 교토 시내의 버스와 지상철의 운행이 중단된다고 합니다.
대신 주변에 교토 3대 커피 매장들이 모두 있어서 거기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가와라마치에 숙소를 잡아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교토역 근처에 잡았으면 어디 갈만한 곳이 없어서 난감했을 것 같습니다.

교토 3대 커피 방문
교토에는 많은 카페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명한 3대 커피가 있습니다. 바로 스마트 커피, 이노다 커피, 오가와 커피입니다. 가와라마치에서 모두 도보로 방문이 가능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상당히 좋습니다.
교토의 커피는 상향 평준화가 잘 되어 있어서 카페만 잘 고르면 대체로 맛이 괜찮습니다. 교토 3대 커피는 그중에서도 이름 있고 유명하며 현지인에게 인기가 많은 카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먼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스마트 커피에서 프렌치 토스트 세트를 먹고, 이노다 커피를 방문해 푸딩과 커피를 마셨습니다. 여유롭게 유튜브를 보면서 커피를 마시다 보니 점심 시간이 되었고 후미야 니시키점에 가서 우동을 먹었습니다. 우동 가게는 리뷰만 보고 골랐던 곳인데 푸짐하면서 맛있었고, 매장 밖의 웨이팅을 통해 맛집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점심 식사 이후에는 오가와 커피에 방문해 딸기 케이크 세트를 먹었습니다. 3곳의 커피를 모두 마시고 비교해본 것으로는, 원두 차이로 서로 맛이 약간 다르지만 어느 한 곳이 크게 뛰어나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하나만 꼽자면 제 취향에는 처음에 방문했던 스마트 커피가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굳이 비교하지 않는다면 일반적으로는 비슷하다고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저는 폭설로 인해 시간이 많아서 3대 커피를 모두 방문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취향에 맞고 여행 동선에 맞는 한 곳만 방문해도 충분합니다.

료젠칸온과 기요미즈데라
3대 커피 투어를 마친 이후에도 눈이 오고 있어서 백화점에 들어가 말차를 한 잔 마셨습니다. 우지에서도 갔던 나카무라 토키치가 이곳에도 있어 방문했는데, 맛은 비슷하지만 백화점이라 가격이 약간 사악했습니다.
백화점에서 나오니 갑자기 눈이 그쳐서, 이때다 싶어 기요미즈데라 방향으로 걸었습니다. 눈이 덮인 교토를 구경하고 싶었고, 눈이 녹기 전에 사진을 담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기온과 야사카 신사를 먼저 들렀고 안쪽으로 들어가 료젠칸온, 기요미즈데라를 차례대로 방문했습니다. 대부분 두 번 이상 방문했지만, 료젠칸온은 이번에 처음 간 곳인데 거대 불상이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압도적으로 거대해서 아직까지도 기억에 잘 남아 있습니다.

한참을 걸어 기요미즈데라에 도착했을 때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더니 다시 눈이 쏟아졌습니다. 사진은 잘 찍었는데 눈보라 때문에 추워서 관광이 쉽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후에 잠깐 눈이 그쳐서 오이 스틱을 하나 사먹고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기요미즈데라에서 내려갔습니다. 우산을 쓰면 되지 않겠냐고 할 수 있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서 크게 소용이 없고, 그리고 우산을 든 손이 또 굉장히 시려서 문제였습니다.
저녁은 루센업이라는 텐동 전문점을 갔는데 굉장히 맛이 좋았습니다. 가격에 비해 양도 많고 품질도 뛰어나서 만족도가 높았던 식당입니다. 저번에 가족 여행을 갔을 때 방문하려고 했던 식당인데, 식당이 작아서 고민 끝에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가보니 같이 방문했으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너무 추워서 힘들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이것이 교토에서의 마지막 밤입니다. 다음 날에는 오사카로 호텔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호텔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일찍 잠들었습니다.
정리
간사이 혼자 여행기 1편은 여기까지 입니다. 오사카로 이동하여 오사카와 주변 도시를 방문하는 이야기는 아래 2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여행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에 있는 지원노트의 일본 여행 가이드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관광지부터 음식, 교통까지 간사이를 여행하는데 필요한 정보들을 담고 있습니다.
- [참고] 오사카 여행 가이드
- [참고] 교토 여행 가이드
감사합니다.








